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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hyeon-dong, Gangnamgu, Seoul
강남의 이면도로는 우리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독특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다. 이곳은 높은 빌딩과 화려한 상업시설이 자리한 강남의 주요 거리와는 달리, 보다 작은 규모의 건물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시간이 쌓인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낮은 스케일의 건물들이 길가에 늘어서 있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형된 노후된 빌라들이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초록색 창틀과 주황색 벽돌 외장재는 이곳을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만들며, 건물의 곳곳에는 필요에 따라 덧붙여진 장식적인 구조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투박하고 거칠지만, 동시에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생활의 흔적을 담고 있어 정감 있는 거리 풍경을 형성한다.
붉은색의 벽돌과 줄눈, 금속 위에 칠해진 붉은색의 도장 등 건축 요소들의 모든 재료가 동일한 색상으로 표현되어 있어, 공간 전체가 하나의 강렬한 색채적 통일성을 가진다. 이러한 통일감은 단순한 재료의 선택을 넘어, 색 자체가 건축적 요소로 작용하도록 만든다. 벽돌로 만든 난간은 외장벽돌 면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이로 인해 입면의 연속성이 더욱 강조된다. 또한, 옥탑층의 계단실은 붉은 벽돌로 조성된 외부 담장과 결합하여 공간의 한계를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적 배치는 건물의 상부에 또 다른 볼륨을 형성하여, 건축물 전체가 마치 하나의 커다란 조형물처럼 보이게 만든다.





특히, 붉은색의 사각형 구조물들이 서로 관입하고 중첩되는 방식은 공간에 깊이감을 부여하면서도, 개별 요소들이 재료적 성질을 넘어서 색 자체로 존재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형태적 과장과 함께 색채의 추상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실재하는 물질로서의 건축을 마치 그림 속 한 장면처럼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자아낸다. 색이 공간을 지배하는 방식은 단순히 시각적인 통일성뿐만 아니라, 공간을 경험하는 감각적 측면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